제목: 평창송어축제 - 송어에게 낚여도 아빠는 즐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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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9-01-20 02:24
조회수: 2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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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심은 나름 자신감이 있었지요.
일전에 화천 산천어축제에 가서 두시간여의 사투끝에 묵직한 산천어 한마리를 낚았던 전과가 있는지라..
더구나 서울로부터 망명하여 강원도에 불시착한 세월이 벌써 오년여, 이제 삼분의 일쯤은 강원도 사람이 됐다고 자부하던터였으니 대충 눈감고 낚시대만 들고 있어도 한두마리 정도는 건져올릴줄 알았다는..
게다가 산천어에 비하면 송어는 덩치가 헤비급이니 낚시바늘 언저리에만 와도 순간 낚아채면 한마리 잡는 것은 순식간일터.

그러면 그야말로 본전은 뽑는 것이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송어가 회 한접시를 떠도 족히 삼사만원은 주어야하니 만원 안팎하는 참가비 정도는 금방 원상회복 되는 것입니다.



▲ 먼저 좋은 자리를 골라 열심히 얼음 구멍을 파는 것이 상책.


그래서,,
아침 일찍 든든히 밥을 먹고 채비를 해서 금쪽같은 딸아이들을 데리고 송어축제가 열리는 진부면으로 향했습니다.
장비도 꽤 볼만했지요. 얼음판에서 한동안 쭈그리고 있으려면 의자가 필수. 뱃사공의 비장의 캠핑용 릴렉스체어를 두개나 짊어지고 포장마차용 플라스틱의자에 은박 돗자리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출발했습니다.
아, 그것도 챙겨갔네요, 송어를 많이 잡을 것에 대비해 튼튼한 '검정비닐봉다리' 두개.

주말엔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마침 평일이라 얼음구멍들은 여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할인패키지 입장권을 발급받고 낚시터로 내달렸습니다. 의기양양 보무도 당당하게.

귀동냥으로 들은바에 따르면 송어들은 낚시터 가장자리로 몰려다닌다기에 구석진 곳에 넓직하니 자리를 잡았습니다.
비장의 릴렉스체어와 포장마차 의자를 펴고 얼음구멍 하나씩을 맡아 딸아이들과 함께 자리를 했지요.

기분이 좋았습니다. 릴렉스의자에 앉아서 하늘 한번 보고 얼음구멍 한번 보고.. 거의 신선놀음 수준.



▲ 자세 잡고 송어 낚시에 몰입하는 뱃사공의 딸들


▲ 가족낚시터. 바람막이가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는 가족단위팀에게 적당. 낚싯대 간이의자 무료대여, 아이들을 위해 썰매도 빌려줌 2인3만원 1인추가때 1만원, 인터넷 예약필수.



한 이십분쯤 흘렀을까.. 딸아이들이 물었습니다.

"아빠! 우리 정말 송어 잡을수 있는거야??"
"그~럼~ 잡구말구. 저번에 기억나지? 아빠 산천어 잡았던거. 요렇게 낚싯대를 들었다 놨다하면 다 잡게 돼있어. 아빠 믿어!~~"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들은 아빠를 신뢰하는 표정이었지요.
그도 그럴것이 산천어 잡기의 짜릿한 추억이 있었으니..



▲ 송어가 잡히지 않자 슬슬 지루함이..


그.러.나..

뱃사공 낚시 내공의 바닥은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한시간.. 한시간 반.. 두시간.. 소식은 감감.
딸아이들은 벌써 지루해하는 기색이 역력하고..

아, 이 송어녀석들이 잡히기 싫으면 입질이라도 한번 해줘야 체면이 서는데, 입질은 고사하고 낚시바늘 옆을 유유자적 헤엄쳐 가기만 하니 원..
뱃사공과 그의 식솔들이 송어에게 놀림 받는 동안 주변 사람들은 그래도 한두마리씩 건져 올려 환호성을 지르더군요. 여전히 빈 손이었던 사람들은 부러운 눈으로 하염없이 쳐다보고..



▲ 옆 집에서 잡은 송어 한마리. 부럽당~



분위기 전환 겸, 아이들의 원망을 분산시키기 위해 잠시 낚싯대를 놓고 썰매장으로 갔습니다.
인터넷으로 구한 알뜰상품권은 1인 1만5천원에 송어낚시와 얼음기차, 눈썰매 그리고 식사가 가능한 5천원짜리 '진부사랑상품권'이 포함되어 있는데 아주 요긴했습니다. 낚시가 안될땐 이렇게 잠시 면피도 할수 있고.

신나게 썰매를 타고
축제장 옆에 마련된 장작구이터에서 솔솔 피어나는 송어 익는 냄새를 입막음하려 국화빵을 하나씩 사서 아이들에게 물리고 다시 분위기 일신, 낚시터로 향했습니다.
그리구나선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지요.

딱 삼십분만 더 잡아보자!.. 역시 소식이 감감..
얘들아 딱 십분만 더 기다려보자~.. 역시 입질 조차 전무..



▲ 축제장 옆엔 송어구이를 할 수 있는 장작구이터가 마련되어 있다. 허나 낚지 못하면 그저 그림의 떡..


▲ 이제 거의 자포자기 상태로 달관의 경지에 이른 뱃사공의 불쌍한 딸들..



역시 예상하신 바대로 이후에도 송어는 근처에도 오지 않았고, 해는 기울어 결국 '빈손 철수'의 결단을 내려야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아이들의 원망의 눈빛을 애써 외면하고, 뭐 이것도 다 삶의 경험이다라는 식으로 얼렁뚱땅 빈 낚싯대들고 기념사진이나 찍자며 딸아이들과 포즈를 잡았더니 옆에 있던 아저씨 한분이 그러시더군요.

"아이고, 애들도 있는데 빈낚싯대가 뭐유? 남의 꺼라도 들고 찍어야 폼이 나지.."

마침 아저씨가 잡아둔 두어마리 송어 중에 씨알 굵은 녀석을 뱃사공 낚싯대에 꿰어주시길래 아주 감~사히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마치 우리가 잡은 것처럼 득의만만 화사한 표정으로.

마침 요 상황을 지켜보던 사진으로 밥 벌어먹는 후배가 한소리 합니다.
"아니 왜 연출사진을 찍고 그래~!"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아니 뭐 메이저 신문사도 다 연출사진 쓰는데 이 정도야 애교지!! 왜그래 아마추어 같이~~~~~~"




<여행정보>

# 송어 잘 잡는 법
- 축제기간에 매일 총 2톤 분량의 송어를 푼다고 함. 허나 아무리 고기를 많이 풀어도 잘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이럴땐 일정한 시간에 먹이를 받아먹는 양식 물고기의 특성을 이해하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고 함.
양식장에서 기를 때 먹이 주는 시간은 오전 9~10시 & 오후 3시30분~4시.
축제장에 송어 방류시간은 매일 낮 12시 무렵, 그러나 당일 방류한 고기보다는 앞서 풀어놓아 적당히 굶은 고기들을 타겟으로 아침에 미끼를 드리우는 것이 확률을 높이는 방법.^^


# # 사랑하는 가족, 연인을 위해 내 한몸 던져 진정, 간절히, 확실한 송어 잡기를 원하시는 남성들은 '맨손 송어잡기'체험에 동참하시길..
   정말 잘 잡을 수 있냐구요? 궁금하신 분은 아래 동영상을 클릭!~






* 송어축제 참가 손익계산서

지출 : 알뜰상품권 15000원*4인=6만원
         아빠 체면 구겨진 값 = 1만원
수입 : 송어 빈바구니 = 0원
          딸아이들 함께 추억 만든 값 = 계량 불능
합계 : 매우 큰 흑자^^



- 승용차 이용 : 펜션 => 장평IC(15분)=>진부IC(15분), 통행료 1400원
- 대중교통 이용 : 펜션 => 장평터미널(픽업서비스) => 진부터미널(20분) => 축제 구경 후 장평터미널에서 연락하시면 픽업출동.
- 사전에 송어축제 홈피에서 '알뜰상품권'을 구입하시길 권해 드립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구요, '진부사랑상품권'이 포함된 '알뜰상품권'을 구입하면 축제장 인근에서 식사도 가능하니 일석이조
- 제가 구입한 1만5천원짜리 상품권은 송어낚시+얼음기차+눈썰매가 포함되어 있고 낚싯대도 함께 무료로 대여해 주더군요.
- 따뜻한 옷차림, 특히 든든한 양말은 필수!  
- 오랫동안 얼음판 위에 있으려면 간단한 접이식 의자가 아주 요긴하게 쓰입니다. 안되면 은박 돗자리나 스티로폼이라도..^^


기타 궁금하신 점은 언제든 문의 주시면 상세히 답변 드리겠습니다.

모쪼록 만선을 기원하오며..

꾸우벅^^


강원도 여행의 등대지기 펜션
여행자들과 함께 호흡하는 펜션
여행자들의 벗 바람이 불어오는 곳..
촌장 뱃사공 아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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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몇년전 춘천에 빙어낚시 하러 갔을적이 떠오르네요..^^
처음하는 빙어낚시에 기대가득이었는데...
추위에 떨며...썰매만 재밌게 타다온기억이....^^;;;
그새 아이들이 많이 자란듯싶네요... *^^*
2009-01-20
13:01:18

[삭제]

그러게요, 아이들도 쑥쑥 자라고 뱃사공고 쑥쑥 늙어간다는..ㅠ
2009-01-25
00: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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