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난장이네뜨워끄 송년기행 - '서해, 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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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05-07-09 18:08
조회수: 4942


1. 2003년

서해는 졌다. 동해엔 12월 28일 새볔, 개떼의 인간들이 해가 뜨기를 기다리며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연인들과 어깨를 감싸고 살포시 웃고 있었지만, 서해는 쓸쓸한 무리들만이 모래 날리는 바람에 서걱거리면서, 그렇게 서해는 동해에 숫적으로 분위기로 졌다. 서해는 졌다. 동해는 떠오르는 태양의 에너지이다. 서해는 에너지가 마지막으로 고갈되어 가는, 특히 겨울은 그 짧은 생명으로 금세 시들해 지는 태양의 무덤, 그래서 서쪽 하늘 서쪽 바다의 해는 졌다 진다. 몰락해 갈 서쪽 바다 서쪽 하늘의 해를 보려고 하는 자들은 대개 몰락해 간 가는 갈 계급인가? 그렇다고 할 순 없지만, 몰락한 한 할 <난장이 네뜨워끄>는 에너지가 고갈되어 쓰러지는 서쪽 바다 태양 아래에서 감히 출발을 다짐하려, 또한 2003년을 팽개치려 남서쪽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기억하라, 몰락은 파괴는 쓰러짐은 번영과 건설과 우뚝섬의 동의반복어임을 말이다.


--  2003, 서해는 졌다...





2. 출발 - 서산휴게소

군포시 금정역 육교 아래 오후 11시. 스포티지는 떠난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는 서산 휴게소에 선다. 휴게소에선 쉬어야 한다. 화장실에선 오줌 혹 똥을 싸거나 러브호텔에선 연인과 섹스를 하거나 엘리베이터 안에선 방귀를 뀌지 말아야 하듯이 휴게소에선 휴게를 해야 한다, 쉬어야 한다는 말이다. 쉬기 위해서 음료수를 마실 사람은 음료수를 꿀꺽 마시고 쏘주를 마실 사람은 쏘주를 벌컥 마시며, 또한 공평하게 음료수 묻다(moodda)는 오징어땅콩 과자를 먹고 쏘주 나도 오징어땅콩 과자를 먹으며 쉬어야 한다. 스포티지는 서서 쉬고, 사람은 누워서 쉬었다. 쉬다 보면 물흐르듯 시간은 가고 새볔은 짙어지기 마련, 5시가 되었다, 지지직 라디오의 쉬어 버린 목소리와 함께. 기지개를 켜다 보면 떠나 온 차와 사람들은 휴게를 하게 마련이고 떠나 가는 차와 사람들은 휴게를 끝냈다는 것이다. 화물노동자의 지친 트레일러 트럭엔 쌩쌩 바람이 분다. 그 트럭 안 의자는 침대가 되기도 하고 일터가 되기도 하고 갓길 박카스 아줌마와 홍홍홍을 할 땐 러브호텔이 되기도 하고 눈물젖은 두만강 빵을 먹을 땐 식당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트럭안을 거쳐 가는 냄새를 품고 있는 모든 것들은 어차피 떠나버릴 것들이어서, 그 트럭 안 화물노동자는 언제나 바람만이 애무를 해 줄 수 밖에 없는 외로운 존재들이다. 그 외로운 존재들의 피곤한 행진의 중간 지점, 서산휴게소에선 하품 한번 기지개 한번 어둠속에서 슬쩍, 떠난다, 남서쪽으로.




-- 마량포구의 아침..

3. 서천 - 해돋이 마을

충남 서천, 서해. 서해,도 해가 뜬다. 해가 지기도 하고 뜨기도 한다. 해돋이 마을 도착, 1500원 오뎅 하나씩 입에 물고 보너스로 공기중에 붕붕 떠다니는 호떡 식용유도 듬뿍 마셔가며 묻혀가며 아침을 떼운다. 해는 떳다, 아니 아마도 떳을 게다. 보진 못했다고 해서 모르진 않는다. 밤사이 새볔을 틈타 지구는 돌았을 테고 더불어 해는 다시 지구가 돈 각도 만큼 얼굴을 비췄을 게다. 하지만, 바다 안개는 굵었고 하늘 구름은 둔탁했고 빗줄기는 어린아이 오줌줄기처럼 바다를 배를 사람을 간지럽히며 구질구질 내렸다. 12월 31일, 2003년 쓸어버리자가 목표인 해돋이 마을 <해돋이 축제>를 위한 스테이지는 우리에게 무안할 정도로 쓸쓸하게 서 있었고, 해돋이 마을엔 해돋이,가 없었다. 비를 맞으며 바다를 서성거릴 순 없는 법, 건너다 보이는 화력발전소가 젖어 버린 내 몸을 말려 줄 순 없는 법, 차에서 히터를 틀고 우린 또 잔다. 해가 떠야 할 해돋이 마을에서 비가 내릴 땐, 우리처럼 당신들도 자야 한다. 그것이 해돋이 마을에 대한 예의 바른 자세다. 우린 화력 발전소의 석탄을 물컥물컥 먹고 자라날 바다 생선들의 안녕을 생각하며, 쭈욱 부끄럽게 잤다.


-- 서해에서 일출을 보려던 호기로운 욕심은 새벽안개 속에 잠겨버리고 말았다.



4. 천수만 간척지

서산 천수만 간척지. 철새들의 파라다이스엔 철새들이 꽁꽁 숨어 있었다. 물위에 간혹 떠서 고개를 한 번 숙이곤 하던 철새들을 근접시청하기 위해서 500원 동전을 망원경 입구에 쑤셔 넣어 봤어도, 철새는 꽁꽁 숨어서 맛보기로 몇마리만 천수만 위에 떠다닐 것을 허락했다. 간척지는 넓을 게다. 정주영 공법으로 만들어 졌다는, 아니 건설되었다는 서산 간척지는 졸라 넓을 게다. 그 넓고 넓은 간척지엔 철새가 꽁꽁 숨을 만한 공간이 널리고 널렸을 게다. 공간이 넓은 논이 있기에 담수호가 있기에 철새밥도 철새 잠자리도 많아서 천수만은 철새들의 파라다이스 유토피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누가 그랬나? 당근 고 정주영이다. 폐유조선을 떼려 박앗!,하고 외치자 빠른 물의 흐름은 저항하기를 멈췄고, 고 정주영의 단순무식한 명령은 전세계가 칭송하는 공법이 되었다고, 현대건설은 입간판에서 말한다. 입간판엔 가지 않는 자에겐 길이 없고, 가고자 하는 자에겐 없던 길도 생긴다,라는 내용의 문구로 서산 천수만 간척지 공사를 진취적 모험정신의 승리,라고 꽥꽥 소리 높여 자랑한다. 그래서 그 입간판 아래에선 슬쩍, 잘났어 정말,이라고 속삭여 준다 해도 누가 뭐라 할 사람 없으니 부디 그렇게 속삭여 주기 바란다. 그리곤 반박하자. 그것은 진취적 모험정신의 승리,가 아니다, 그것은 없던 길을 가려던 자의 길이 아니다,라고 말이다. 간척 공사가 진행되기 전, 멀고 먼 시간 익룡이 이빨 사이로 불을 내뿜어대던 시절부터 바다엔 바다의 길이 있었다. 바다 생물들, 그들만의 길이 있었다. 바다 생물은 단지 원래 있었던 그 길을 평화롭게 고요하게 지나 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포크레인이 첫삽을 뜨며 오색폭죽이 바닷가 위로 반짝 거리는 순간, 바다 생물의 길은 사라지고 인간 생물의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게 어째서 진취적인 것이고 모험정신이란 말인가? 어째서 없던 길을 가려던 것이었나? 있던 길을 파괴하는 포크레인의 삽질은 바다에겐 그저 삽질이었을 뿐이다. 천수만 철새 시청지역에서 담배 한대 휘릭, 피우고선 쌩, 방조제를 건넜다. 방조제가 과연 자연에 대한 거친 파괴인지 철새의 유토피아 건설인지 헷갈려 하면서.



--  천수만 간척공사의 위대한 '삽질'을 기념하는 대형입간판.


--  이제, 우리들만의 길이 된 바다..




5. 몽산포 해수욕장 - 점심

아침을 먹었다면 점심도 먹어야 한다. 몽산포 해수욕장. 꽁꽁 바람이 부는 서해안 겨울 해수욕장에서 코트를 벗는다 폴라를 벗는다 바지를 벗는다 신발을 양말을 벗는다 팬티만 입고 물안경을 쓴다 안전구명조끼를 입고 바닷가로 수영을 하기 위해 풍덩, 한다면 미친 짓이다. 겨울은 춥다, 제발 그러지 마라, 춥다. 그래서 겨울 해수욕장에선 해수욕을 해선 안 되고 점심을 먹어야 한다. 할머니가 쌩쌩 바람 부는 해수욕장 입구에서 맛,을 팔고 계신다. 맛,의 정확한 이름이 맛,인지 아니면 그저 사람들이 아이 맛나네,해서 맛,인지 당신은 알 필요 없다. 그저 맛,을 먹었다는 사실만 기억해라. 맛은 한 그릇에 5000원. 일단 맛,을 먹기 위해서는 할머니의 겨울 해수욕장 어리버리한 인간들에게 물건파는 방법 제 1 조에 의해서, 이미 살포시 팬에 들어 가서 익혀 있는 맛,의 맛을 보아야 한다. 그리고 나서, 즉 맛을 보고나서 맛,을 사먹어야 한다. 겨울 해수욕장 여관 외벽 뻥 뚫린 방안에서 갓 끓인 라면과 갓 익힌 맛,과 새볔에 딴 쏘주를 냠냠 점심으로 먹었다. 바람은 불었고 이미 비는 그쳤고 하늘은 푸르고 바다는 쉴새없이 재잘거려서 점심은 행복했다. 게다가 모래가 사알짝 서걱거리는 밥상에서 점심을 먹었단 말이다.


--  맛, 맛보다.. 몽산포...




6. 몽산포 해수욕장 - 모랫벌


점심을 먹으면 또 자야 하지만, 12월 29일 오후 2시경 몽산포해수욕장의 바다는 달님이 불러서 저 멀리 썰물되어 밀려 가 있는 상태다. 갯벌은 모랫벌이었다. 모랫벌 실지렁이 흔적을 따라서 바다가 바람이 그려 놓은 모랫벌 물결의 아름다움을 짓이기며 저 멀리 썰물의 끝지점에서 똥싸는 자세로 호미질 하는 사람들을 염탐하러 갔다. 그런 날 그런 사람들을 염탐하러 갈 때에는 완전무장의 옷차림으로 가야만 할 것임을 진심어리게 충고하는 바이다. 아, 입고 있는 롱코트에서 비린 냄새가 나고, 우린 바람에 어질어질 했다. 호미로 캔다. 흙에서 흙 캐듯이, 크림케익에서 크림케익 먹듯이, 12월 29일 오후 2시경 몽산포 해수욕장 모랫벌에선 비단조개를 호미로 쑥쑥 캔다. 비단조개는 원래 그렇게 모랫벌에 있었고, 사람들은 원래 그렇게 캐 갔다는 듯이 호미를 들고, 썰물이 끝난 지점에 똥 싸는 자세로 앉아서 쓱쓱 땅바닥을 긁으면 그만이다. 한시간이면 비닐봉지 한가득 비단조개는 납치되어 갈 것이니, 양으로 승부하려는 사람이 있거든 너무 걱정 마라. 캐간 비단조개는 바다가 주신 감사선물로 생각하고 집에서 냠냠 먹으면 된다. 그러나 그 먹는 방법 중에 중요한 정보가 있으나, 알려 주진 않겠다. 비단조개를 캘 당신이 그것은 직접 알아 보아야 한다. 왜? 내 맘이다. 재섮다고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모랫벌 울렁거리는 바람을 뚫고 나와 딱딱한 겨울땅을 밟으니 머리가 어질어질, 했다. 바람이 쌩쌩 불고 코가 얼얼하고 머리카락이 봉두난발이 되는 날이면, 몽산포 모랫벌에 직접 가서 비단조개를 캐다 보면 알 것이다, 먹는 방법은.


--  바다는 노동하는 만큼 조개를 꺼내주었다. 정직하게..





7. 신진도

몽산포 모랫벌의 비둘기는 평온했다. 갯벌 모랫벌은 바다생물에게 평화와 고요를 주었다. 동해의 비둘기는 인간들이 만든 쓰레기물의 배출구, 바다로 향한 하수구 끝구멍에서 먹이를 찾아 하늘에서 분주히 공중곡예를 펼쳤지만, 서해 갯벌의 갈매기는 평온하게 앉아 갯벌이 주는 감사선물을 일용할 양식으로 먹으며, 새카맣게 요동치는 은빛 바다를 고향 그리듯 바라 보았다. 비둘기들의 평온함을 남겨 둔 채 스포티지는 서산 신진도로 향했다. 신진도 항은 컸고, 바닷가 다방은 고개 뻣뻣이 들고 뱃사람들을 향해 호호호 웃음 짓고 있었다. 이젠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봐 줄 시간이다. 자리를 잡고 감상할 시간이다. 그러나 적당한 자리는 없다. 해양경찰부대가 해양연구소가 적당한 자리를 이미 선점하고 있다. 해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러 온 도시관광객에겐 횟집에서 회나 처먹고 가라며 건물 안으로 건물 안으로 등을 민다. 묻다(moodda)와 난 두꺼운 지도책에게 길을 묻고선 용감하게 바로 근처 갈음이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  오늘만큼은 실업자의 뒤를 따르는 그림자도 을씨년스럽지않다. 가라.. 바다로...




8. 갈음이 해수욕장

아, 갈음이 해수욕장. 모래바람이 분다. 겨울사막이다. 모래는 공중부양을 해서 낮은 자세로 날아 다닌다. 바람이 그 힘이다. 발목을 모래가 감싸 안으며 달아 나고, 스포티지는 모래사장을 소나무 사이로 오른다. 4륜구동의 힘을 봤느냐,며 묻다(moodda),는 유쾌해 한다. 아, 갈음이 해수욕장 모랫벌을 열기로 말리느라 분주하던 해가, 거기 멈추어 서서 나의 사라짐을 감상하라며 우리들의 발을 묶는다. 겨울, 바다소나무는 눈의 무게를 줄이려, 바람의 저항을 줄이려 가지를 잎을 떨구고 또 떨궈서 너무 가벼워 보였다. 앙상한 바다소나무의 강력한 힘을 지혜를 느낀다. 난 모래사장 모랫벌을 뛰었다. 허물어진 바닷가 바위덩어리에 촘촘히 매달려 있는 굴들에게 안녕,하고 묻는다. 강아지가 되어 폴짝폴짝 뛴다. 바닷바람을 거스르며, 해야 어서 지렴, 외치며 깡총깡총 뛴다. 해수욕장엔 바다에 뛰어 들어 해수욕 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모래사장을 뛰는 사람도, 모래를 퍼 가는 사람도 없다. 단지 모래를 말리는 태양과 모래를 날게 하는 바람과 모래를 뛰며 맞고 다니는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묻다(moodda)는 삼발이를 펼치고 해의 소멸이 만들어 낼 빛을 찍기 위해 대기 중. 해지고 10분 후가 가장 아름답게 하늘은 부끄러워 진다며 초를 세며 호흡을 하고 있다. 아, 아마도 입으로 말하기가 부끄럽게 겨울 서해 하늘 태양의 쓰러짐은 아름답고 처절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쓰러짐의 빛은 계속 변하며 구름을 물들였고 태양의 독재 아래 있는 모든 사물을 물들였고, 해가 지기도 전에 불쑥 나타난 달마저도 아 너의 빛을 훔쳐 내가 사는구나,라며 미안해 하는 듯 했다. 빛은 사라지고 태양의 제국은 소멸했다. 바다는 고요한 재잘거림을 잃어 가며 무겁게 출렁이며 밤만이 안겨 주는 거친 근육의 출렁거림으로 이제 그만 떠나라 떠나라, 말하고 있고 오직 해가 뜨는 시점과 해가 지는 시점에만 나타났다 사라진다는 철새의 비행무리들이 줄줄이 길을 잃지도 않고 우리들의 머리위로 힘차게 힘차게 천수만을 향해서 전진을 하였다. 아, 저렇게 근육으로 힘찬 날개짓을 하는 것들이 나에게 감동을 주는구나. 저렇게 지칠 줄 모르고 나아가는 것들이 나를 멈추게 하는 구나. 어둠에 저항하며 바람에 속삭이며 소리 없이 나아가는 것들이 나를 숨죽이게 하는구나.


--  갈음이 바다에 해가 지기 시작하자 하늘은 제 빛을 잃었다


--  빛을 잃은 하늘, 빛을 얻은 바다..




9. 모래, 승용차를 잡수시다

갈음이 해수욕장의 일몰을 바라보고 바다소나무 사이로 아슬아슬 빠져 나와 보니 방금전 한 무리의 여인들이 자신들의 승용차 앞에서 웅성거리며 지나가는 우리를 슬픈 눈빛으로 바라 보았다. 아무런 구원의 목소리도 없이 말이다. 묻다(moodda),는 한번 씨익 하고 웃곤 스포티지를 멈춘다. 재빨리 여인들의 승용차가 모랫사장 연약한 단결력에 의해 빠져들었음을 확인하곤 분주하다. 조선소에서 쓰던 벨트를 풀고 조선소에서 쓰는 미끄럼 방지 가죽장갑을 꺼내고, 모래에 잡수신 승용차를 구출하려 고개를 숙여 후레쉬를 켜 벨트를 묶는다. 승용차는 간단하게 아무일 없었지?,라고 하듯이 모래늪에서 빠져 나온다. 모래는 절대 단결하지 않는다. 모래는 절대 무언가를 강하게 묶지 않는다. 그러나 모래는 때로 그렇게 나약한 단결력만으로도 거대한 차량을 소용돌이에 빠지게 한다. 그래서 나약한 모래, 단결하지도 못하는 거리의 잡민들을 우습게 보지 말자. 언젠가 혹 때론 거리의 잡민들이 거대한 권력을 그렇게 소용돌이에 빠트리게 하는 힘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묻다(moodda),는 난장이 네뜨워끄의 홈페이지 주소를 적어 주며, 감사의 편지를 써 주세요,라고 부탁했다. 아, 부탁할 만한 일이다. 해가 진 그 시간 더 이상 들어올 차도 나갈 차도 없었고, 또한 차 안에 그렇게 차량을 끌어 낼 수 있는 벨트 도구를 가지고 다닐 만한 차도 드물 것이었고, 프로미를 불렀어도 꾸물꾸물 왔었을 것이고, 또한 그래서 마치 자기 일처럼 간단하고도 건조하게 그렇게 위기의 상황에서 도움을 준 묻다(moodda),의 행동은 그런 간단한 부탁을 하고도 남음이다, 안 그런가? 여인들은 고마워 했고 묻다(moodda),는 소리없이 핸들을 잡고 떠나며, 무척이나 스포티지를 쓰다듬으며 사랑을 표시했다. 푸하하, 기쁨의 웃음을 웃으며 말이다.


--  바다는 거친 근육의 출렁거림으로 이제그만 떠나라.. 떠나라..말하고...




10. 자연은 헤드크리너

서산시내 소리소문없이 유명하다던 음식점에서 게국지,를 먹으며 난 소주를 한병 마셨고, 얼굴은 금새 달아 올랐다. 서울로 올아 오던 스포티지는 화성휴게소에서 휴게를 했으며, 디저트로 브라보콘을 후룩후룩 먹었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똥을 싸고 세수를 하다 보니, 바다가 손과 얼굴에서 씻겨 나간다. 다시 스포티지는 달렸고 씻긴 얼굴엔 도시의 매연이 달라 붙으며 콧구멍을 간지럽혔지만, 헤드크리너 자연의 신선함이 지워 버린 2003년 묵은 찌꺼기는 더 이상 나의 뇌를 건드릴 수 없었고, 난 충분히 견딜만 했다. 서해는 졌지만, 단지 그것은 지는 해를 바라보는 입장 위치에서 느끼는 차이일 뿐임을, 따라서 서해는 지는 것이 아니라 단지 동해로 새로 등장할 뿐임을, 그러하기에 서해는 동해이고, 쓰러짐은 우뚝 서는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당신들?


--  신진도 앞바다로 기어이 지고야마는 해를 말없이 지켜보는 실업자 한잡민..



11. 이성복 <아, 입이 없는 것들>

묻다(moodda)는 간혹 바람 같은 것이 안에서 일어나 무작정 길로 떠나 길에게 묻는다, 한다. 그런 마음과 비슷한 것 같은 시 한편으로, 2003년 난장이 네뜨워끄 구성원 총동원령에 의해서 시작된 난장이 네뜨워끄 총인원 연말 초검소 떨어지는 해 시청하기 여행에 대한 감상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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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들 한 번 보려고 - 이성복


서울 매제가 일하는 병원에 어머니 입원시켜
드리고 차를 몰고 중부고속도로로 들어설 때
눈앞에 돌연 겨울 흰 꽃들, 나무도 갈대도 가시
덤불도 설화석고다 산호초처럼 움직이는 그것들
너무 아름다워 ...... 그것들 한번 보려고 사람은
사는 것이다 그것들 한번 보고는, 오줌 눈
뒤처럼 몸 부르르 떠는 것이다, 겨울 흰 꽃들


            --   글   /   한잡민
              사진  /   mood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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