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슬로에서 보내는 편지
  



한국의 뉴스는 연일 북한의 미사일이 얼마만큼 멀리 날아가는지 기사들을 쏟아내는 동안,
나는 이 행성에서 얼마만큼 멀리 날아갈수 있는지 실험하기 위해 이곳까지 비행해 왔습니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라는 광고카피처럼 이곳에 머무는 동안 한 일이라곤 장을 보고 골목을 돌아다니고 하늘 보고 또 사람들 구경하고,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아 잠깐 짬을 내 차를 타고 멀리 나가보기도 했네요.
광활한 툰드라와 끝없이 이어지는 숲은 경이로움을 넘어 보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더군요.

오슬로의 마지막 날 저녁,
17번 트램을 타고 종점에 갑니다.
구마모토에서도 암스테르담에서도 무작정 종점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내 비행의 가장 중요한 일과입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비행 마다 챙겨가는 비상약의 종류가 많아지고
꼭 한번은 타이레놀을 복용해야 몸살 기운을 벗어날 수 있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 이렇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베르겐 호스텔에서 만났던, 일년동안 세상을 여행할 것이라는 청년을 보며
‘바람’에 다녀갔던 여행자벗들이 떠올랐습니다.
이제 서른을 훌쩍 넘겼을 당신들이 그렇게 가끔 생각이 납니다.
그대들도 무사히 잘 버티고 있기를.


이천십칠년 구월
오슬로


prol
무...무려.. 노르웨이!!!!
우선은, 이렇게..소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하고..반갑고...
한국의 뉴스는 저도 잘 안보는데.. 역시, 타국에서는 고국이 애정어려지는 법인듯...싶구요..
"광활한 툰드라와 끝없이 이어지는 숲"이라는 문장만으로도 거긴 틀립없이 노르웨이인가봅니다.

마지막 날 저녁이라 하셨으니...
이제, 어디론가로.. 다시 움직이시겠지요?
무탈하게... 간간히 소식을 전해주시면서 다니시길 바랍니다.

"이제 서른을 훌쩍 넘겼을 당신들" 속에 저도 포함되어서.. 가끔 생각이 나시려는지..
서른은..너무 까마득한 예전에 지나버렸고,
낯설고 부담스러운 앞자리 숫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휘청휘청거리는 청춘으로 살아내는 요즘..
바람이...너무나 그리운 가을입니다.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마봉춘이 파업중이라, 온종일 라디오에서 말없이 음악만 나오고 있는데요,
불쑥.. 김광석의 노래가 나올때면 괜스리 울컥한 마음도 들고 그럽니다.
얼른..보통의..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도해봅니다.

건강하시길.. 또 뵈어요!

17·09·16 22:38

댓글 쓰실 땐 위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아래 새로고침을 클릭해 주세요.

새로고침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