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보내는 교신
  



동경(東京)을 동경한 적은 없지만 한번은 와보고 싶었습니다.
이유는, 글쎄요..

한국은 한파가 몰아치지만 도쿄는 비교적 따뜻합니다.
굳이 두터운 오리털파카를 입지 않아도 목도리 정도만 두르면 서울의 늦가을처럼 적당히 을씨년스러운 날씨를 즐길 수 있군요.
언제나 그렇듯 나는 화려함 보단 이면에 숨겨진 풍경들을 찾아 도시 곳곳을 걸어 다녔습니다.

도쿄에 마지막으로 남은 전차인 아라카와선 트램을 타면 화려한 도쿄의 이면에 숨은 낡은 골목들과 만납니다.
여행자의 눈으로야 그런 풍경들도 정겹지만, 대도시의 그늘에 가려진 마을을 터전으로 사는 삶은 어디나 신산하기 마련이겠죠.

짧은 도쿄 여행에서 꼭 들러야 했던 곳은 와세다대학에 있는 WAM (여성들의 전쟁과 평화자료관)입니다.
일본 내에 거의 유일무이하다시피 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자료가 전시된 공간입니다.
일본 우익들의 위협을 피해 비교적 안전한 대학 구내에 위치하고 있다는군요.
자료관에는 수많은 전쟁 중에 피해 받은 여성들에 대한 자료들도 함께 전시되고 있습니다.
한때 침략제국의 심장이었던 도쿄의 한복판에서 ‘위안부’ 여성들의 사진을 마주하며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풍경은 늘 이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병적으로 깨끗한 도시와 창백한 풍경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극진한 친절함과 재일조선인에 대한 차별도,
올림픽에 들뜬 탈아입구의 상징 도쿄와 WAM 자료관의 위태로움도,
같은 시공간에 공존하는 또 다른 풍경입니다.

도쿄를 동경한 적은 없지만 이 도시와 이 도시의 사람들이 동경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군요.
그것으로도 이 도시에 다시 와봐야 할 이유는 충분한거 같습니다.
짧은 도쿄여행에서 얻는 소회는 이런 것이네요.


2018. 1월
도쿄.
솔방솔방
언제나 당신 인생을 응원 합니다.

18·04·28 09:58 수정 삭제


응원한다는 말 한마디에 코끝이 찡해졌습니다.
고마워요.
누구신지 알수 없더라도 당신의 삶을 저 또한 응원합니다.

18·05·26 00:50

댓글 쓰실 땐 위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아래 새로고침을 클릭해 주세요.

새로고침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