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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전하는 편지 - 열다섯  



- 폭설의 추억


지난해 겨울, 나는,
고립되어도 좋으니 눈이나 펑펑 내리라고
불경스러운 입놀림을 일삼은 덕에
눈 퍼붓는 하늘을 향해, 딱 그만큼의 원망을 퍼부으며
허리가 휘도록 허위허위 눈삽질을 하고야 말았다.

헌데,
참으로 간사하게도
연인이 떠나가면 그제야 그립다더니,
언젠가 다시 유랑의 길을 떠나면 그 지독한 폭설이
불쑥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심사숙고 끝에, 올 겨울도 다시 불경스러운 주문을 외우기로 결정.

눈부신 고립을 모색하는 벗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폭설의 추억을 만끽하시길.


한없이 내려라, 눈들아!
다만 며칠만이라도,
세상과 단절되도록,
급기야 고립되도록.


여행자들의 벗
바람이불어오는곳..
뱃사공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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