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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전하는 편지 - 두울  





철 지난 이야기


지난 봄,
벚꽃이 피었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강릉으로 내달렸다.
경포대 호숫가는 이제 막 피어난 꽃들과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줄지어 있었고,
달빛과 백열전구와 꽃잎들은 알듯말듯 조화로웠다.
봄꽃 같은 사랑을 한지 이미 십여년을 훌쩍 넘긴 뱃사공은
적응하지 못하고 허둥거리다 애꿎은 바다에 한숨을 토하고
허기진 속이라도 달래볼 참으로 편의점에 들어섰다.

허나, 경포대 앞 훼미리파트 사발면 국물은 그저 짜기만 해서
달달한 단무지 한 조각 생각만 간절하더라.


이제는 기어이 여름..

지난 봄, 경포 호숫가를 물들이던 꽃잎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니..

피었다 지는 것이 어디 꽃뿐일까.

철이 든다는 건,
푸른 젊은 날이 지나가 버린다는 것.

나는
이제야
철 지난 이야기를 허공에 한다.

벗들아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여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한다 말하여라.

철이 들고 나면
그대의 사랑도
철 지난 꽃잎처럼
아스팔트 위로
지고야 말것이니..



이천구년 초여름
시샘 난 뱃사공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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